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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인 운영 어학원 폐업 사태, 또 발생할 수도…

밤무대_브라이언 2012. 6. 15. 06:01

유학업계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 사업 문제점 지적

 

 

“한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해외취업 지원금을 유학업계에서 뭐라고 부르는 지 아십니까? '눈먼 돈'이라고 합니다. 이 돈을 활용하지 못하면 바보라는 소리까지 듣죠. 유학생 중에는 이 지원금을 어학연수를 위한 장려금 정도로 생각하는 학생도 적잖습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산업인력공단이 ‘해외취업 지원사업’의 현실이다. 최근 밴쿠버 한인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워터프론트 비즈니스 칼리지(WBC) 역시 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지원금을 타낸 뒤 기습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한 피해를 막고 청년 실업 해소라는 긍정적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현실적인 노력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이 유학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WBC 지원금만 야금야금”
해외취업 지원사업은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외화를 획득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이 사업을 운용하는 곳은 산업인력공단이다. 공단은 이 사업을 통해 1인당 국비 4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WBC 대표 양 모(51)씨 이점을 악용했다. 연수생이 취업하게 되면 지원금이 지급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주밴쿠버총영사관(총영사 최연호)에 따르면 양씨는 지원금을 챙기자마자 운영하던 WBC를 기습 파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의 수법은 대범했다. 양씨는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연수생을 고용할 고용주의 서명까지 위조하는 등 지원금을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서류를 제출한 후에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진행됐다. 양씨는 경북도립대생 연수비용 7500만원을 수령한 직후 사전 예고 없이 어학원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의 지원금 지급에 대한 감독 소홀이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주밴쿠버총영사관이 12일 공관에서 주최한 ‘유학생 사건·사고 예방 간담회’에 자리한 한 유학원 관계자는 “해외취업 지원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제2의 WBC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공단, 현지 사정 무시한 채 취업률 높이는데 ‘급급’
유학생 사건·사고 예방 간담회에서 해외취업 지원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이 지적됐다. 현지 사정은 무시한 채 지원자를 선발해 지원금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 공단은 해외취업 지원자 선발 기준을 고졸 이상, 만 29세 미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외에 별다른 자격 요건은 없다.

유학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지원자로 선발되면 아무런 대책 없이 우선 해외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학연수의 보조금 정도로 생각하는 연수생도 있다”고 전했다. 연수생 가운데 해외취업 사업을 국가가 지급하는 별도의 ‘용돈’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유학업계 관계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단이 운영하는 해외취업 지원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지원자로 선발돼 캐나다에 오는 연수생 대부분은 취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많은 연수생들이 현지 사정에 따른 준비가 미흡하고 영어(언어) 능력이 부족해 취업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발 과정을 현지 사정에 맞게 수정하지 않는 한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공단이 현지 사정과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선발과정에 현지 언어능력(캐나다 경우 영어나 불어)을 증명하는 서류 요구를 추가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