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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유학생만 노리는 범죄 적잖은데… 피해자 '신고 안해'

밤무대_브라이언 2012. 8. 5. 12:46

 

 

한국 유학생 A씨는 지난해 12월 오후 7시 30분경 밴쿠버 29애비뉴(29th Ave.) 스카이트레인역 인근에서 괴한들에 습격을 받아 폭행당하고 금품을 빼앗겼다.

A씨는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얼굴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며 “도와달라고 몇 차례 크게 소리쳤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밴쿠버 시경(VPD)과 주밴쿠버총영사관에 신고를 했냐는 질문에는 “신고 방법을 몰라 홈스테이 아주머니에게만 이야기를 했다”라고 답했다.

A씨의 경우처럼 범죄 피해를 입어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는 유학생이 적지 않다. 언어 장벽, 문화 차이 등을 이유로 경찰과의 접촉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시아계 유학생만을 노리는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밴쿠버총영사관(총영사 최연호)의 김남현 경찰영사는 "한국 유학생이 범죄 피해를 입고도 경찰 신고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언어 장벽"이라면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을 경찰서에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문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총영사관은 유학생 안전 문제와 관련,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유학생 사건·사고 간담회를 개최하고, 신고 절차 등을 소개하는 안내 팸플릿 1만부를 배포하는 등 한국 유학생 보호에 적극 나선 상태다. 최연호 총영사는 지난 유학생 간담회에서 “유학생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 그 상처를 평생 안고 가는 경우도 적잖다”며 “끊임없는 관심과 주의가 이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중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다른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도 유학생 범죄 피해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 독려에 나섰다. 류 페이(Fei) 중국 총영사는 2일 “중국 유학생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 공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소개하면서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경찰 신고 절차 등을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밴쿠버 시경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계)유학생들이 언어 및 문화 장벽 때문에 일반적으로 경찰과 접촉하기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신고 방법 등을 알리고, 우리 도시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안전하게 학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